산토리에 2029년까지 단계적 매각…항암 신약 개발에 집중
"OTC는 떼고 신약에 집중"…글로벌 빅파마 구조 재편 확산
일본의 다이이찌산쿄가 항암제 포트폴리오 등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다이이찌산쿄는 일본 음료 기업 산토리 홀딩스에 약 2465억 엔(약 2조3000억원) 규모로 자회사 '다이이찌산쿄 헬스케어' 지분 전량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9년까지 2.3조원에 단계적 매각
이번 거래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오는 6월 30% 지분을 넘긴 뒤, 나머지 지분도 순차적으로 이전해 2029년 6월까지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다이이찌산쿄는 해당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이번 매각에 대해 소비재 기업으로의 이전을 통해 일반의약품(OTC) 사업의 성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회사는 향후 혁신 신약, 특히 항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매각 대상인 헬스케어 사업부는 종합 감기약 '루루(Lulu)'와 소염진통·해열제 '록소닌(Loxonin)' 등 장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킨케어·구강관리·식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다이이찌산쿄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 분야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한 ADC 항암제 '엔허투(Enhertu)'와 '다트로웨이(Datroway)'의 성공이 뒷받침된 결과다.
엔허투는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NSCLC) 및 HER2 양성 고형암 등 다양한 적응증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다트로웨이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아 일부 유방암 및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올해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오쿠자와 히로유키 CEO는 "2030 회계연도까지 자사 ADC 치료제의 적용 가능 환자 수를 70만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2025 회계연도(올해 3월 종료) 기준 약 12만 명 대비 약 5배 늘어난 규모다.
사노피·J&J·GSK 등 글로벌 빅파마 '소비자헬스' 분리
다이이찌산쿄뿐 아니라 최근 몇년 사이 글로벌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소비자헬스 사업을 분리하거나 매각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사노피는 지난해 소비자헬스 사업부 '오펠라(Opella)'의 지배지분을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해 약 100억 유로(약 17조4500억원)를 확보했으며 해당 자금은 면역질환·희귀질환 등 핵심 파이프라인 강화에 투입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2023년 소비자건강 부문 '켄뷰(Kenvue)'를 분사해 완전 독립시켰다. 초기에는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으나, 같은 해 7월 주식 교환을 통해 지분을 정리하며 제약·의료기기 중심 사업 구조로 재편했다.
글라소스미스클라인(GSK) 역시 2022년 소비자헬스케어 부문을 분사해 '헤일리온(Haleon)'을 출범시키며 백신·전문의약품 중심 기업으로 전환했다. GSK는 헤일리온 분사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해 약 39억 파운드(약 7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노바티스도 같은해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산도스(Sandoz)'를 분사했고, 미국 머크(MSD)는 2021년 여성건강 및 특허만료 의약품 사업을 담당하는 '오가논(Organon)'을 독립시켰다. 화이자 역시 2019년 특허만료 의약품 사업부 '업존(Upjohn)'을 분리하는 등 유사한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사들이 소비자헬스 및 비핵심 사업을 잇따라 분리·매각하는 이유는 안정적이지만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이 제한적인 사업을 떼어내는 대신, 고위험·고 구조의 혁신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본을 확보하고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