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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토사구팽’ 쿠르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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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Kurd)족은 국가가 없는 세계 최대 민족이다. 이라크 이란 시리아 튀르키예 국경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3000만~4000만 명이 산다. 이들의 기원은 고대 자그로스 산맥 일대에 살던 민족 집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부 학자들은 약 4000년 전 이란·이라크 국경 지역에서 활동했던 고대 산악 부족 ‘구티(Guti)’ 후손으로 보기도 한다.

이들이 독립 국가를 이룰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1차 세계대전 후인 1920년 연합국은 패전국인 오스만 제국과의 세브르 조약에 쿠르드 국가건설을 포함시켰다. 쿠르드족이 오스만 제국 공격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23년 출범한 튀르키예 공화국 국력이 강성해지자 이전 약속은 폐기됐다. 영국은 쿠르드족이 밀집했던 이라크 모술과 키르쿠르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자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고 쿠르드족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1972년엔 미국·이란의 도움으로 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정부 수립을 위해 이라크군과 3년 동안 싸웠으나 이란·이라크 관계가 좋아지면서 토사구팽 신세가 됐다. 1991년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정권을 없애려고 이라크 쿠르드족의 내부 봉기를 촉구했다. 쿠르드족이 호응해 무장 투쟁에 나섰으나 미국은 군사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 미국은 2014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쿠르드족에 또 손을 내밀었다. IS가 패망하자 튀르키예는 미국 측에 쿠르드족 지원 중단을 요청했다. 2019년 사실상 미국의 묵인 아래 튀르키예는 시리아 쿠르드족 공격을 단행했다.

미국과 서방은 과거 여러 중동 분쟁에서 쿠르드족을 핵심 파트너로 활용해왔다. 이번 미국과 이란전에도 쿠르드족 역할이 예상된 이유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북서부에서 쿠르드 무장세력이 활동하도록 돕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란 내 쿠르드 세력의 반정부 봉기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에 찬성 입장을 보였던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입장을 선회했다. 그는 7일(현지시간) “우리는 전쟁을 지금보다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그들이 참여할 의사가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개입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쿠르드족 투입으로 이란과의 충돌이 지역 분쟁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들이 참전한다 해도 미국 측 요구가 아닌 자체적 결정인 만큼 독립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쿠르드에게는 산 말고는 친구가 없다’는 속담은 국제 정치의 비정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이은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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