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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칼럼] 숭어처럼 역경 딛고 도약할 가덕도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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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연내 공사 착수 계획…착공 전 횟집 찾는 손님 북적

토지보상 절차 마무리 단계…생계대책 대상 잘 선별해야

중동전쟁 장기화로 우울한 소식이 넘쳐나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미식가들이 이맘때 찾는 횟감이 숭어다. 우리나라 모든 바다에서 잡히지만, 특히 가덕도 숭어가 으뜸으로 꼽힌다.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가덕도 앞바다는 숭어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물살이 빠르다. 봄이 제철인 가덕도 숭어는 육질이 탱탱하면서도 기름져서 유명하다.

부산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설 대항마을 인근 전망대. 국제신문DB

과거 이곳 어부들은 ‘육소장망’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숭어를 잡았다. 타원형으로 설치된 소형 어선 6척이 숭어가 들 만한 길목에 그물을 깔아두고 기다렸다. 어로장이 망루에서 물 빛깔과 물속 그림자 변화를 관찰해 어군을 감지하고 지시를 내리면, 어부들은 재빠르게 그물을 올려 숭어를 포획했다. 현대화된 어획 방식 덕분에 지금은 어선 한 척만으로도 충분하다. 숭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싱싱함을 유지하는 자연친화적 어획 환경은 그대로다.

올 봄, 가덕도 대항항 횟집에는 숭어회를 맛보려는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앞으로 감칠맛 나는 가덕도 숭어를 맛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활주로가 들어설 대항항과 그 주변 해역이 어장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로 재편되는 역사적 순간이 다가왔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예비대상자(대우건설 컨소시엄)는 지난달 9일 기본설계에 착수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상 매립을 통해 공항 부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시작됐다. 6개월간의 실시설계를 거쳐 연말에는 우선시공분이 착공될 예정이다. 2035년 개항 목표를 달성하려면 안전을 확보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공사기간이 106개월(8년 10개월)로 1년 이상 연장된 점은 부산시민에게는 아쉽지만, 사업 수행에는 긍정적이다.

그동안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은 여러 논란과 정책 혼선 속에서 지연되며, 부산시민에게 기대와 실망을 반복시켰다. 또다시 설계 문제나 행정 절차 지연이 반복되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우려가 크다. 개발로 인해 영향을 받는 원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인 가덕도의 풍경이 사라지는 것은 아쉽지만 불가피한 과정이다. 적기 개항을 위해서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부지조성 공사 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는 동안, 부산시는 신공항사업 지원단(단장 조경)을 중심으로 토지와 물건 보상 절차를 착실히 진행했다. 대형 국책사업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속도를 잃기 쉬운데, 향후 착공 단계에서 장애가 될 요인을 사전에 해소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제 남은 절차는 어민들의 어업권 보상과 주민들의 생계대책 협상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공사가 확정되기까지 20년이 넘는 긴 세월이 흘렀으며, 그 과정에서 토지 보상을 노린 투기 세력의 움직임이 활발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현재 일부 원주민은 신공항 특별법 시행령 개정 이후, 외부 유입 세력이 생계 대책 사업을 선점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상 이후 단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혼란과 갈등이 커진다.

생계 대책은 삶의 기반을 잃은 주민에게 무엇보다 먼저 돌아가야 하며, 이는 당연한 원칙이다. 정밀한 검증 과정을 통해 대상자와 조건을 명확히 하는 것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책임이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흔들리면 주민 불만과 예산 낭비가 생긴다.

이주민 대책이 정리되면, 대우건설은 한층 안정적인 사업 환경 속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동남권 전체의 물류·산업 구조를 바꾸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단순 여객 공항이 아니라, 동남권 전략적 물류 허브로 설계돼야 한다.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해상 공항이라는 점에서 김해공항과 크게 차별화된다. 가덕도신공항은 항공·해운·철도가 연결된 트라이포트로서 동남권 물류와 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경제가 살아야 사람들이 머물고, 지역 소멸 위기가 극복된다.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지역 생존의 핵심 비법이다.

그동안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을 놓고 부산민심을 흔들었다.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더 이상 쟁점이 되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다. 6월 지방선거로 선출되는 부산시장은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 행정적 지원과 정책 결정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공항 건설은 성공가도를 달린다.

신공항이 들어설 대항마을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에는 희망이 넘실댄다. 관광객들은 공항이 들어설 모습을 상상하며 곧 매립될 바다와 비행기 모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활주로 위를 오갈 비행기들은 동남권 시대를 이끌 엔진이 될 것이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바다로 돌아가는 숭어처럼, 수많은 논란을 극복하고 첫발을 내디딘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

이은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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