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지정학 불안…가깝고 안전한 여행지 각광
외국인 유입 한달새 30%↑…국내 여행객 수요까지 흡수
중동전쟁 여파로 올 1분기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16일 필리핀 관광객들이 부산 동구 부산역 ‘Busan is Good’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관광 열풍이 거센 가운데 부산 역시 가파른 유입세로 올해 외국인 관광객 400만 명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유가·고환율이라는 3중고 속에서 국내 관광 수요까지 흡수하며 우상향 궤도에 안착했다는 분석이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 수는 476만 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3월 한 달에만 206만 명이 입국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는 등 전국적으로 관광 열풍이 거세다.
K-관광의 훈풍은 부산 현장의 실시간 지표로도 확인된다. 이동통신사와 카드사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방문객 추이를 분석하는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를 보면, 지난달 부산의 외국인 방문객 유입 추이는 전월 대비 30.8% 급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6.2% 늘었다. 내국인 방문객 역시 전월 대비 3.7% 늘어나는 등 내·외국인 모두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최근 방한 관광객의 발길이 서울을 넘어 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 지방공항 입국자가 전년 대비 49.7% 급증하고 크루즈 입항이 활기를 띠는 등 관광 지형이 재편되면서 글로벌 거점 도시인 부산의 유입 동력이 한층 강화되는 모양새다. 부산시 공식 집계가 완료된 지난 2월까지의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는 55만61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만 8141명)보다 39.7% 급증했다. 특히 2월 한 달간 3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을 찾으며 전년 동기 대비 52.2%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부산이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심리적·물리적 대안으로 주목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리스크와 고유가 여파로 해외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린 내국인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장거리 국가 대신 안전하고 가까운 한국을 택한 근거리 외국인의 발길이 부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업계는 본다. 직장인 A 씨는 “고유가와 고환율 중동 정세 등을 고려해 계획했던 해외 가족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시즌을 겨냥한 부산시의 맞춤형 관광 마케팅도 주효했다. 올 1분기 봄꽃과 을숙도 생태관광 등을 연계한 신규 상품으로 외국인 모객에 나선 데 이어, 다음 주에는 대만 3개 도시 세일즈콜을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달 말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K-관광 로드쇼’에도 참여해 현지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근거리시장 선점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고유가와 국제 정세 등 대외 변동성이 큰 상황이지만 오히려 이를 근거리 관광객시장 선점과 내수 흡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대만과 일본 등 주력 시장에 대한 공세적인 마케팅을 지속해 부산 관광의 양적·질적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