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항보다 모항 상품 확대 필요…택시 바가지 요금 근절도 숙제
“여기서 내리면 상당수가 바로 버스를 타고 정해진 관광지로 이동해요. 크루즈를 타고 와서 따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분들은 아직까지는 많지 않지만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16일 오전 부산항북항크루즈터미널. 대형 크루즈선이 접안한 부두 앞에 관광버스 여러 대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선박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가이드 인솔 하에 단체로 이동했고, 일부 관광객만 단체가 아닌 자유관광객으로 터미널 안내직원에게 남포동과 부산역, 택시 승차 위치를 물었다. 부산시가 ‘머무르고 다시 찾는 부산’을 내걸며 ‘크루즈 체류형 관광’을 확대하겠다고 나섰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체류형 관광보다는 정해진 동선에 따라 이동하는 ‘기항지 관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북항크루즈터미널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크루즈 승객은 패키지 관광객 비중이 자유관광객보다 높다. 여행사 가이드가 이끄는 단체 관광객은 배에서 내려 버스로 곧바로 이동하고, 자유관광객은 안내소에서 설명을 들은 뒤 각자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문의는 대부분 택시 이용법, 부산역과 남포동 이동법, 주요 관광지 위치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교통과 이동 방법에 집중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지난 9일 ‘2026년 글로벌 크루즈 관광 활성화 추진 전략’을 발표하면서 ‘크루즈로 찾고, 다시 찾고 싶은 도시 부산’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올해 부산항 크루즈는 447항차 입항, 방문객은 80만 명으로 예상된다. 시는 1박 2일 체류형 크루즈와 모항 유치, 통역 인력 배치, 셔틀버스 운영, 다국어 안내체계 확충 등을 통해 체류형 관광 기반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을 찾는 크루즈 중에서 체류형 관광을 유도할 수 있는 숙박 포함 상품은 연간 9항차에 그치는 실정이다. 부산항만공사 설명에 따르면 부산항 크루즈는 전체적으로 기항형 위주이고, 영도크루즈터미널에서만 일부 모항 상품이 운영되고 있다. 승객 구성 역시 패키지 관광객 비중이 높다.
시는 이처럼 잠깐 머물다 떠나는 ‘기항형’보다 부산을 ‘모항’으로 삼거나 며칠 동안 머무르며 도시를 깊게 여행하는 ‘체류형’ 전환을 통해 더 높은 관광효과를 기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관련 인프라는 여전히 적고 서비스 제공 수준도 미흡한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에 시는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셔틀버스 운영, 관광통역안내사 추가 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택시 관련 민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북항크루즈터미널 안내소 이지영 매니저는 “외국인 관광객은 거리 감각이 없고 적정 요금을 모르다 보니 택시 요금 관련 민원이 반복된다”며 “안내소 차원에서는 설명과 안내만 가능할 뿐 기사에게 직접 환불이나 제재를 강제할 권한은 없다. 교통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머무는 관광’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