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한복판서 환호·“배신자” 충돌
재보선 카드까지 열어
27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한동훈 전 대표 방문을 앞두고 지지자와 반대 집회 인파가 몰리며 경찰이 통제에 나섰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대구에서 방향을 꺼냈습니다.
보수의 상징 공간에서 ‘단절’을 말했습니다.
정치적 계산이 분명한 선택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27일 제명 이후 처음으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습니다.
회색 목폴라에 검은 재킷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지지자와 반대 집회 인파가 뒤엉킨 현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노선과의 거리두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육교 위에서는 “한동훈 대통령” 구호가 울렸고, 도로 맞은편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이 “배신자”를 외쳤습니다.
환호와 야유가 동시에 터졌습니다.
한 전 대표는 “괜찮다”며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27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이 한동훈 전 대표를 응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지지자와 반대 집회 인파가 동시에 몰렸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 왜 대구였나… 회피 대신 정면 돌파
한 전 대표는 대구를 택한 이유에 대해 “회피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여기서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대구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이 두터운 공간입니다.
그 상징성이 뚜렷한 장소에서 ‘그 노선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꺼낸 것은 우회가 아니라 정면 승부로 읽힙니다.
건어물과 농산물 가게를 돌며 상인들과 악수를 나눴고, “보수가 갈라져 마음이 아프다”는 말에는 “지금이 재건할 때”라고 답했습니다.
시민들에게는 “제가 잘하겠다”고 반복했습니다.
표현은 짧았지만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27일 서문시장에서 시민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 “그 노선으로는 미래 없다”… 계엄·탄핵 프레임 탈피 시도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계엄·탄핵·부정선거 논란에 대해 한 전 대표는 “그 노선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보수 재건은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형성된 강성 지지층 정치와 선을 긋는 선언으로 해석됩니다.
환호와 “배신자” 구호가 동시에 터져 나온 장면은 현재 보수 진영의 균열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재보선 카드까지 열어
한 전 대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재보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치적 선택지를 닫지 않았습니다.
노선 전환 발언 직후 실전 정치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입니다.
메시지와 행동을 동시에 배치한 셈입니다.
이날 일정에는 배현진·박정훈·정성국·김예지·진종오·우재준 의원 등 친한계 인사들이 동행했습니다.
당권파 일각에서는 윤리위 제소 검토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27일 서문시장에서 상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 대구에서 시작된 재편 신호
한 전 대표는 “서문시장에 진짜 삶이 있다”며 “전국을 돌며 설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시작된 이번 행보는 지역 순회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단절을 선언한 장소가 대구라는 점은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입니다.
환호와 “배신자” 구호가 교차한 현장.
그 사이에서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다른 길을 공식화했습니다.
이 발언이 보수 재편의 출발점이 될지, 또 다른 분열의 신호가 될지는 향후 행보가 답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