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숙련은 패스트트랙, 농촌은 장기 체류
비자 39개를 3단계로 재편… AI로 선별·관리
정성호 법무부 장관.
국내 체류 외국인이 올해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구 감소가 구조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이민 정책의 틀 자체를 다시 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법무부는 3일 ‘2030년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더 많이 받겠다는 접근이 아니라, 누구를 어떻게 선별하고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체계를 바꾸겠다는 얘기입니다.
■ 톱티어 확대… 기업 인력에서 교수·연구원까지
지난해 도입된 ‘톱티어 비자’는 반도체·AI·이차전지 등 8개 첨단산업 기업 인력에 한정돼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과학기술 분야 교수와 연구원까지 대상이 확대됩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 350명 규모로 선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KAIST 등 일부 대학에 한정됐던 우수 외국인 패스트트랙도 32개 대학으로 확대한 ‘K-STAR 비자트랙’으로 개편됐습니다.
연구 성과가 입증되면 체류 기간과 무관하게 특별귀화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첨단 인재 확보 경쟁이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전략 단계로 올라섰다는 신호입니다.
■ 농촌은 ‘숙련비자’… 제조업은 ‘K-CORE’
지역은 다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농어업 계절근로자(E-8)는 최대 8개월 체류 제한 탓에 숙련도가 쌓이기 전에 떠나는 구조였습니다. 정부는 숙련 평가를 거쳐 장기 종사가 가능한 ‘농어업 숙련비자’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대 기반 ‘K-CORE 비자’도 도입합니다. 한국어와 기술을 익힌 외국인 유학생을 지역 제조업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농·어업 6만 명, 제조업 24만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은 그 공백을 이민 제도로 메우겠다는 계산입니다.
■ 비자 39개→3단계… 효율인가, 구조 고정인가
현재 취업비자는 10종 39개로 세분화돼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고숙련·중숙련·저숙련 3단계 체계로 재편합니다.
기업은 이해하기 쉬워지고 행정 처리 속도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숙련 분류 기준이 고정되면 노동시장의 위계 역시 제도화될 수 있습니다.
‘누가 고숙련인가’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임금, 체류 안정성, 장기 정착 가능성을 좌우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관리의 효율이 곧바로 형평의 정당성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 AI 심사·자동 출입국… 속도와 신뢰의 문제
AI 기반 심사 시스템도 도입됩니다. 고위험 외국인은 선별 차단하고, 저위험자는 여권 없이 자동출입국심사를 허용하는 체계입니다.
다만 숙련 분류 기준과 AI 심사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에 따라 정책의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관련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이민자 사회통합 재정 기반도 단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