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과밀 경쟁 속 선택 기준 변화
에이바우트커피 2위, 체류 경험이 매출 격차로 이어졌다
매장 전경. 오래 머무는 공간 설계를 앞세운 운영 전략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이바우트커피 제공)
카페를 고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몇 군데를 떠올리다 결국 한 곳으로 정리됩니다.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지, 자리를 잡고 나면 쉽게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지, 그 기준이 먼저 떠오릅니다.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한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곳을 선택합니다.
카페는 이제 잠깐 들르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머무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포화된 시장, 다시 찾게 만들다
제주는 카페가 많은 곳이 아니라 카페가 겹쳐 있는 곳입니다. 2023년 기준 도내 커피 음료점은 2,000곳을 넘었고 인구 대비로 보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애월 한담해변 일대처럼 카페가 꼬리를 무는 구간에서는 몇 걸음마다 선택지가 바뀝니다.
비슷한 메뉴와 가격, 비슷한 공간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눈에 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 번 들르는 곳이 아니라 다시 찾게 되는 곳이 남습니다.
굳이 이 과정을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버틴다”, 한 마디로 정리됩니다.
■ 제주에서 올라온 현재 위치
에이바우트커피는 제주에서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매장 수만 놓고 보면 대형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압도적인 규모는 아닙니다.
전국에 수천 개 점포를 둔 브랜드들과 같은 표에 올라서기에는 외형이 크지 않은 편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달랐습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 ‘2025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에이바우트커피는 가맹점 평균 매출 44억 5,888만 원으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약 21% 증가하며 순위가 세 계단 상승했습니다.
유수의 가맹점 수 상위권 브랜드들이 평균 매출 상단에 들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이 결과는 점포를 얼마나 늘렸는지가 아니라 매장 하나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매출을 쌓는지에 따라 순위가 갈렸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에이바우트커피는 이런 흐름을 뒤늦게 따라갔다기 보다, 제주에서 이미 이 기준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습니다.
■ 안에서 쌓아온 매출
카페 매출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외부에서 끌어오는 매출과, 매장 안에서 이어지는 소비입니다.
에이바우트커피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디저트나 온라인 채널보다, 매장을 찾은 '방문 고객'의 체류와 재주문이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짧게 머무르면 한 번으로 끝나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이어집니다.
그 차이가 매출로 드러났습니다.
에이바우트커피 매장 내부. 긴 체류가 가능한 좌석 구성으로 방문 중심 소비를 이끌고 있다. (에이바우트커피 홈페이지)
■ ‘카공’ 이후, 머무름의 질이 기준이 되다
카페에서 공부하거나 일을 하는 풍경은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이제는 그 다음입니다.
얼마나 오래 머무를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쓰게 하느냐가 선택을 가르고 있습니다.
노트북을 펼쳐도 불편하지 않은 자리, 대화를 이어가도 부담이 없는 공간, 한 번의 주문이 자연스럽게 다음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
이런 조건이 갖춰진 곳에 머무름이 쌓입니다.
카페는 더 이상 시간을 허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이어지게 만드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에이바우트커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읽힙니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이 다시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이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에이바우트커피 ‘어바웃 스타디움’ 내부. 대형 공간을 기반으로 체류 중심 매장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에이바우트커피 홈페이지)
■ 제주에서 만든 선택, 전국으로 퍼지다
이 브랜드는 제주에서 시작됐습니다.
카페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경쟁을 거치며 오래 머무는 손님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해왔습니다.
특정 지역에 맞춘 전략이라기보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듬어진 운영 방식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이제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소비 패턴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제주를 찾지 않아도 같은 선택이 반복됩니다.
이름이 퍼진 것이 아니라, 소비 방식이 옮겨갔습니다.
에이바우트커피 관계자는 “가맹점 수 확대보다 매장 하나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온 결과가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얼마나 많이 여느냐보다 한 공간에서 고객이 얼마나 오래 머무르고, 그 시간이 어떻게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장 수보다 머무는 경험을 더 깊게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