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 4.5% 증가
촬영물 유포에 대한 불안이 가장 많아
허위 영상 합성·편집 범죄 16.8% ↑
10대·20대 91.2%…SNS 사용 영향
딥페이크와 같은 합성·편집이나 사이버 괴롭힘이 늘어나는 등 디지털 성범죄 양상도 기술 변화와 함께 달라지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불법 촬영은 줄어드는 대신 딥페이크와 같은 합성·편집이나 사이버 괴롭힘이 늘어나는 등 디지털 성범죄의 양상도 기술 변화와 함께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16일 ‘2025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전년(1만6833건)보다 4.7% 증가한 1만7629건이 발생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유포 불안이 27.7%(4884건)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불법 촬영(21.9%), 유포(17.7%), 유포·협박(12.2%), 합성·편집(9.2%), 사이버 괴롭힘(2.5%) 순으로 나타났다.
유포 불안은 불법 촬영 피해나 성적 영상물 유포에 대한 불안을 일컫는다. 연령별로 보면 10대 미만과 연령 미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유포 불안 피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피해 영상물 유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인공지능(AI) 합성·편집 기술을 이용한 협박과 그루밍 같은 범죄가 증가하면서 유포 가능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휴대전화 등 통신매체로 타인을 성희롱하거나 타인이 원치 않는 성적 영상물을 일방적으로 전송하는 ‘사이버 괴롭힘’ 도 늘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번 보고서의 특이사항은 불법 촬영 피해가 전년(4182건) 대비 7.8% 감소해 지난해 3856건 발생했다는 점이다. 불법 촬영은 화장실이나 탈의실, 목욕탕 등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경우나 성행위 장면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한 경우 등을 말한다.
하지만 불법 촬영 피해는 전체의 21.9%로 여전히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다만 AI 등 기술 발달로 디지털 성범죄 유형이 달라지면서 피해 건수는 줄어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 ‘합성·편집’ 피해는 1616건 발생해 전년(1384건) 대비 16.8% 증가했다. 타인의 일상 사진이나 영상물을 AI 기술을 활용해 얼굴이나 목소리, 행동을 조작하는 딥페이크·허위 영상물 등 성적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의 범죄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여성의 합성·편집 피해는 2025년 1581건으로 전년(1337건) 대비 18.2% 증가했다. 남성 피해(35건)에 대비해 약 45배 큰 규모다.
디지털 성범죄 연령대별 피해. 성평등가족부
특히 합성·편집 피해는 10대·20대의 피해가 1474건으로 91.2%를 차지해 다른 연령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성평등부 관계자는 “10대와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있어 피해도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휴대전화 등 통신매체로 타인을 성희롱하거나 타인이 원치 않는 성적 영상물을 일방적으로 전송하는 ‘사이버 괴롭힘’ 도 지난해 448건 발생해 전년(353건) 대비 26.6% 늘었다. 사이버 괴롭힘 피해자 역시 10대와 20대가 전체의 83.9%를 차지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10·20대 피해 예방을 위해 ‘동의 없이 친구의 영상을 온라인 공간에 올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등 온라인 공간 에티켓을 알리는 콘텐츠를 게임, 웹드라마, 웹툰으로 제작해 디클에 공개하고 학교에서도 이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예방교육 플랫폼 ‘디클’(디지털 세상을 클린하게)을 통해 아동·청소년과 청년세대가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SNS 활용 시 ‘위험 징후 파악 방법’ 등 피해 예방책을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