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창 음악평론가·방송인
브라질은 K-컬처 소비 국가 중 단연 으뜸이다. 인구 자체가 어마어마한 숫자를 자랑하지만 그 인구 가운데 한류에 푹 빠진 사람의 비율이 꽤 높다는 건 브라질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매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감정마저 든다.
글쓴이는 그런 의미를 담아 지난 회차 기고에서 브라질산 리얼리티 프로그램 이야기를 한 이유도 있다. 세대와 거주지역에 관계 없이 골고루 한류를 즐기는 브라질 사람들에 비해 우리는 브라질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런 이유로 지난 회에 이어 이번에도 브라질 이야기를 준비했다.
브라질에서 2월 중순 리우 카니발이 개최됐다. 언제나 그렇듯 시끌벅적한 이 축제는 가톨릭문화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카니발이라는 단어를 ‘사육제’로 번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톨릭문화에서는 부활절을 앞두고 주일을 제외한 40일 정도를 사순 기간으로 정한다. 이 기간에는 금육과 금식 등 세속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해야 하는데 브라질에서는 이 스트레스를 미리 풀어주고 육식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축제를 즐긴다.
이 전통이 리우 카니발의 기원이다. 사순 시기는 매년 조금씩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리우 카니발도 매년 그 개최 시기가 조금씩 다른데 올해 사순 기간이 2월18일 재의 수요일부터 4월5일까지 주일 제외 40일이니 리우 카니발은 그 전주 금요일인 2월13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인 2월17일까지 역순으로 계산하면 된다.
브라질의 이런 카니발문화는 유독 큰 규모에 유난히 시끌벅적한 탓에 매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치 카니발이 벌어지는 일주일만 살겠다는 듯 브라질 국민의 1년은 모두 카니발에 맞춰져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해 번 돈을 저 일주일, 아니 고작 닷새에 모두 쓰는 삶이 올바른지 심각한 의문을 가지는 한국인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삶의 가치를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두고 나머지 51주 한 해를 열심히 사는 것이야말로 삶의 가치를 높이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까. 이 태도와 관점이야말로 우리가 브라질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카니발과 마찬가지로 브라질 음악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역시 상대성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 음악은 특정 장르가 특정 시대에 유행했다기보다 선조들이 남긴 음악 전통에 조금씩 살을 입히고 치장을 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때로는 미국의 대중음악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 중에는 보사노바처럼 1960년대 미국 전역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심지어 최신 유행 스타일이 과거의 전통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우도 있다. 삼바가 그랬고 포루, 쇼루, 그리고 파고지 등 브라질의 음악은 정체된 적이 없었다. 이런 이유로 브라질 사람들은 자신의 음악을 특정 장르화하지 않은 채 모두 뭉뚱그려 ‘브라질 대중음악’이라고 부르거나 약자 ‘MPB’로 표기한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음악은 삶을 가장 즐겁게 만들어주는 존재여야 한다. 음악뿐만 아니라 카니발문화든 축구도 마찬가지다. 브라질 사람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항상 인간을 즐겁게 만드는 존재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