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농가 입구에서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손지영기자
포천 창수면에서 또다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가금 사육 구조와 방역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이번이 53번째 발생이지만, 가금 농가가 밀집한 포천에서는 반복적인 발생으로 축산농가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포천 창수면 A농장에서 폐사체가 발생해 농장주가 경기도 북부동물위생시험소에 신고했고,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농장은 평소 폐사율이 높지 않은 농장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7일 A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1만3천125마리를 긴급 살처분했다.
또 발생 농장과 인접한 B농장(210m) 4천600마리와 C농장(130m) 150마리 등에 대해서도 예비 살처분을 실시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해당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살처분과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확산 차단을 위해 24시간 동안 경기도와 포천 인접 지역인 강원 철원·화천의 육용종계·육계 관련 농장과 시설, 차량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도 내려졌다.
또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10㎞ 방역대 내 가금농장 27곳에 전담관을 배치해 사람과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등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전국 육용종계 농장 223곳을 대상으로 특별 방역 점검을 실시하고, 14일까지 검역본부를 통해 매일 전화 예찰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가금농장에서 AI 발생이 증가한 포천에는 특별방역단도 파견해 방역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역에선 “AI 발생이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짚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천은 전국에서도 가금 사육 농가가 많은 지역 중 하나로, 농장 간 거리가 가까운 밀집 사육 구조가 형성돼 있다.
한 농장에서 발생하면 주변 농가로 확산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노후 축사 문제도 방역 취약 요인으로 꼽는다.
오래전에 조성된 농가가 많아 현대식 밀폐형 시설이 아닌 개방형 구조나 노후 시설로 운영되는 곳이 적지 않아 야생조류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포천시는 이러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가금농가 방역 기반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시는 지난해 가금농가 방역시설 개선과 장비 지원 사업을 추진했으며, 철새 유입에 따른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약 4억 원을 투입해 가금농가 90여 곳에 야생조류 퇴치 장비를 지원했다.
그런데도 가금 사육 밀집 구조와 계열화 농장 운영, 차량 이동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AI 발생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가금농가가 밀집된 지역에서는 방역 장비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축사 현대화와 사육 구조 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포천보건소 감염병 예방팀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농가에 투입될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문진표 작성과 신분 확인을 진행하고 출입증을 교부하고 있다. 손지영기자